1. 본문의 배경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오순절 성령 강림을 경험한 초대교회는 놀라운 은혜와 권능을 소유한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성령의 능력이 이처럼 충만하였으나, 초대교회는 유대인의 습관을 좇아 하루 세 번씩 삼시(오전 9시), 육시(정오), 구시(오후 3시)에 성전에서 헌신적으로 기도하였습니다. 이는 복음의 위대한 능력을 보존하는 비결이 기도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기도 드리기 위해 성전으로 갔을 때 문 앞에서 구걸하던 앉은뱅이와 마주쳤습니다. 그는 몇 푼의 재물을 얻기 원했으나, 베드로와 요한은 복음을 전함으로써 앉은뱅이의 근본적인 문제로부터 죄사함과 치유를 얻게 하였습니다.


2. 복음을 가진 교회

a. 복음을 믿음 : 은과 금은 없으니

이 말씀은 베드로와 요한이 실제로 재물이 전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자신의 소유를 드려 서로 공용하였고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였음이 다른 구절에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① 그러나 이렇게 말할 것은 앉은뱅이에게 시급하게 필요한 것은 재물이 아니요, 복음임을 확신하였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앉은뱅이가 교회를 향해 마땅히 기대하여야 할 것을 기대하기 원했습니다. 그리고 오직 복음만이 인간의 모든 곤고와 비참함을 고칠 수 있음을 깨닫기를 원했습니다.

b. 복음을 가짐 : 내게 있는 것

베드로와 요한, 그리고 초대교회 교인들이 지녔던 복음은 단순한 앎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속에서 현재적으로 살아 역사하는 복음이었습니다. 복음이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것이 우리에게 복된 소식인 것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사건이 ‘우리를 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위하여’라는 것은 첫째로 우리를 대신하였다는 것이며, 둘째로 우리를 대표하였다는 것이며, 셋째로 우리가 혜택을 입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의 이름으로 모이더라도 현재적으로 복음을 경험하며 살고 있지 않은 공동체라면, 그것은 오히려 복음 전파의 걸림돌이 됩니다. 교회의 사명은 하나님을 모르고 곤고하게 살아가는 영적 앉은뱅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 있습니다. 이 세상은 복음을 반기지 않고, 그래서 때로는 복음을 전하다가 박해를 받기도 하지만, 그 어떤 것도 교회가 복음을 전하는 일을 멈추게 할 수는 없습니다.


3. 능력으로 나타난 복음

a. 근본을 고치는 기독교

베드로는 앉은뱅이를 영원히 지속될 안식으로 인도하였습니다. 이것은 앉은뱅이의 비참한 삶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권세가 복음 안에 있음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는 이처럼 사람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복음의 능력이 나 자신을 옛 사람에서 새 사람이 되도록 변화시켰습니다. 그런데 처음 구원을 받았을 때처럼 지금도 복음에 한없이 감격하고 있습니까? 다시 말해 그 복음을 지금도 현재적으로 소유하고 있습니까?

b. 능력으로 나타난 복음

1) 공동체의 마음

성령님의 능력이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첫째로 공동체가 한 마음을 이루고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② 하나님만을 사랑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자 하는 신자 개개인의 순전한 마음이 한 마음 된 교회를 이룹니다.

2) 공동체의 기도③

초대교회는 강력한 기도의 공동체였습니다. 베드로 일행이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는 능력의 역사를 행할 수 있었던 것은 교회의 기도 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기도를 사용하셔서 놀라운 역사를 일으키십니다.

①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고"(행 2:44-45)
② "여자들과 예수의 모친 마리아와 예수의 아우들로 더불어 마음을 같이하여 전혀 기도에 힘쓰니라"(행 1:14)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행 2:46)
③ "저희가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며 떡을 떼며 기도하기를 전혀 힘쓰니라"(행 2:42)

독자 여러분, 여러분은 본문에서 말하고 있는 이 뿌린 피에 이르렀습니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교리적으로 그것을 아느냐, 의식을 준수했느냐, 어떤 체험을 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직접 예수님의 피에 이르렀느냐?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피는 모든 참경건의 생명입니다. 여러분, 정말 예수님께 이르렀습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여러분이 어떻게 이르렀는지 압니다. 성령께서 여러분을 그곳으로 데려오셨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공로로 그 뿌린 피에 이른 것이 아닙니다. 죄 가운데 길을 잃고 헤매던 여러분, 절망적이던 여러분이 그 피를 취하러, 여러분의 영원한 소망으로 그 피만 취하러 왔습니다. 여러분은 떨리고 아픈 가슴을 안고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핏 소리를 듣게 되다니 그 소리가 여러분 귀에 얼마나 귀하게 들렸겠습니까! 방울져 떨어지는 그 핏 소리는 이 땅에서 회개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마치 천국의 음악 소리 같습니다. 우리는 죄로 가득 차 있지만 구세주는 우리에게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라고 명하십니다. 주님의 흐르는 피를 응시하십시오. 그러면 그 피 한 방울 한 방울이 마치 “다 이루었다. 내가 죄를 끝냈다. 내가 영원한 의를 가져왔다"고 부르짖는 것처럼 들립니다.
오! 예수님의 보배로운 피! 얼마나 아름다운 말입니까! 여러분은 일단 그 피에 이르렀으니 계속해서 그 피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삶은 "예수님을 바라보는" 삶이 될 것이요 여러분의 모든 행위는 "늘 나아온 그에게"라는 이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이미 나아온 그에게가 아니라 내가 항상 나아오고 있는 그에게 말입니다. 여러분이 예수님의 뿌린 피에 나아온 적이 있었다면 여러분은 그 피에 매일 나아와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 피로 매일 씻음 받으려는 소원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그 피로 한 번도 죄를 씻음 받은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 피로 씻음 받은 적이 있는 성도는 그 샘이 아직도 열려 있다는 사실을 늘 자신의 기쁨과 특권으로 여길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과거의 체험은 항상 미심쩍은 양식(糧食)입니다. 지금 현재 그리스도께 나아올 때만 기쁨과 위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아침에 그 피를 우리 집 문설주에 새로 뿌립시다. 그런 다음 멸하는 천사가 우리 집을 그냥 넘어갈 것임을 확신하며 어린 양을 먹읍시다.

당신이 전임 사역자라고 해서 은혜 안에서의 성장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실제로 전임 사역자가 되면 영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더 쉬워지기 보다는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

흔히 전문가는 역할을 완수할 것이라고 기대되기 때문에, 가면을 쓰고 연극을 하는 적당한 형식을 취하려는 유혹이 매우 강해진다. 그 가면 속에서 개인의 개성은 사라진다. 전문가의 정체성이 개인의 정체성을 다 갉아 먹어 버린다. 그래서 누군가와 더 이상 친밀한 관계를 맺지 않게 되고 여러 사람들이나 하나님과의 관계도 더 이상 가까워지지 않는다.

그는 외롭다. 인생은 관계이기 때문에 그것은 점점 악화되고, 그는 한 사람으로서 성장하기보다는 움츠러든다. 전체적으로 움츠러드는 동안에는 은혜 안에서 성장할 수 없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하나님과 더불어 또 친한 친구들과 더불어 약점을 지닌 채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려면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전임 사역자들은 이 도움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1992b:185).

묵상: 은혜 안에서 성장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보다 전임 사역자들－목사나 평신도 사역자－에게 더 어렵다.

하나님께서는 크고 측량할 수 없는 일을 행하며 기이한 일을 셀 수 없이 행하신다는 말을 듣고, 불신자가 “그래? 이를테면 어떤 일?”이라고 물었을 때 비를 연상하는 것은 어떤가? 위에 있는 욥기 말씀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다소 어설픈 시를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고통을 당해도 좋다, 죽어도 좋다, 당신과 결혼할 수만 있다면, 언덕을 오르고 대륙을 횡단하겠다는 허풍처럼 들렸다. 고통과 죽음도 불사하고 대륙을 횡단할 용의도 있다니! 걷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큰 희생이란 말인가? 아주 웃기는 얘기 아닌가?

그러나 욥은 농담을 한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는 크고 측량할 수 없는 일을 행하며 기이한 일을 셀 수 없이 행하고 땅에 비를 내리고 밭에 물을 보내신다. 욥이 생각할 때 비는 크고 측량할 수 없는 기이한 일이다. 그래서 나도 이 구절을 유행가 가사처럼 그냥 지나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 구절을 묵상해보기로 했다.

비는 과연 하나님께서 행하신 크고 측량할 수 없는 일 가운데 하나인가? 자신이 호수나 강이 없는 중동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이라고 가정해보라. 먼저 당신은 우물에서 물을 길어 식구와 가축을 먹여 살려야 한다. 그렇지만 농사를 짓고 식구를 부양하려면 우물물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그러면 물을 어디서 얻을 것인가? 물은 하늘에서 얻는다. 하늘? 맑은 하늘에서 물이 나오는가? 그렇지 않다. 지중해 상공으로부터 수백 리를 날라 와서 밭의 상공에서 물을 부어주어야 한다. 물을 나르다니? 도대체 무게가 얼마나 되는데 나른다고 하는가?

사방 1.6미터의 논에 2.5센티미터의 비를 내리기 위해서는 약 8억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이를 무게로 환산해본다면 정말 엄청난 무게다. 이 많은 물이 어떻게 하늘로 올라가 지상으로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머물러 있을 수 있는가? 물은 증발을 통해 하늘로 올라간다. 물이 증발하면 하늘로 올라갈 뿐 지상으로 내려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번 하늘로 올라간 물은 어떻게 지상으로 내려오는가? 응축을 통해서다. 수증기는 0.00001 - 0.0001센티미터 크기의 먼지 주변에 모이면서 다시 물이 된다.

그러면 지중해에 있는 소금기는 어떻게 되는가? 소금기가 있는 물은 농사에 사용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물에서 소금기를 빼야 한다. 그렇다면 하늘은 수십 억 파운드의 물을 지중해로부터 퍼 올려 소금기를 제하고 500여 킬로미터를 공중으로 수송해 농토 위로 쏟아 붓는가? 그렇게 한다면 농작물은 다 부서지고 말 것이다. 하늘은 수십억 파운드의 물을 작은 방울로 만들어 부드럽게 뿌려준다. 이때 물방울은 1.5킬로미터 정도 지상으로 내려오는 도중에 증발되지 않을 정도로 커야 하고 농작물을 망치지 않을 정도로 작아야 한다.

10억 파운드나 되는 미세한 물의 입자들이 어떻게 지상으로 떨어질 정도로 무거워지는가? 이 과정을 병합이라고 부른다. 물의 입자들이 서로 부딪치고 합쳐져서 일정한 크기가 되면 지상으로 떨어진다. 그런데 부딪칠 때 전기장이 발생하지 않으면 일정한 크기로 합쳐지지 않는다. 참으로 신기한 현상이다.

이쯤해서 나는 욥의 말을 문자 그대로 믿기로 작정했다. 그런데 비가 오는 원리를 아직도 잘 모르겠다. 물의 입자가 공기보다 무거워지는 순간 내려오기 시작한다면 입자가 너무 작기 때문에 내려오는 동안 증발되지 않겠는가? 기다렸다가 내려온다면 중력을 이기고 공중에 계속 떠 있는 힘은 어디서 생기는 것일까?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별도의 용어가 있을 것이다.

그 용어가 무엇이든 간에 지금은 과연 비가 하나님께서 행하신 크고 측량할 수 없는 일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에 만족한다. 새로운 사실에 대해 묵상할수록 나는 하나님께 더욱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 성구 ]
“하나님이 능히 모든 은혜를 너희에게 넘치게 하시나니 이는 너희로 모든 일에 항상 모든 것이 넉넉하여 모든 착한 일을 넘치게 하게 하려 하심이라” (고후 9:8)

[ 내용 ]
기독교의 역사를 살펴보면 하나님의 은혜를 넘치게 받았던 사람들은 하나님을 위해 넘치도록 일하며 살았음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넘쳤던 사람들은 그 은혜 때문에 잠시도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영광을 보았던 사람들은 자기가 보았던 영광 때문에 하나님을 위해 힘에 진하도록 수고했고, 진리가 무엇인지 깨달았던 사람들은 진리와 함께 살고 진리와 함께 죽으며 사명을 감당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매우 특별한 사랑을 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하나님의 영광의 빛을 보았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다른 사람들은 소망할 수 없는 것들을 주셔서 누리게 하셨습니다. 오류가 진리처럼 득세하는 이때에,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셨습니다. 우리의 편견과 무지와 오만을 환히 보여주셨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그것들을 혐오하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놀라운 사랑으로 우리를 지옥의 사슬에서 풀어 주시고, 빛으로 불러내 주셨습니다.
우리가 받은 이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무엇으로 갚을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로운 공로와 하나님의 환심을 살만한 장점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우리의 형편과 처지에 관한 염려대신 어떻게 해야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자로서 하나님의 계명을 따라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을 가슴 아프게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는 항상 하나님의 계획을 동반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이 능히 모든 은혜를 너희에게 넘치게 하시나니 이는 너희로 모든 일에 항상 모든 것이 넉넉하여 모든 착한 일을 넘치게 하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9:8).
넘치는 은혜는 넘치는 일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러므로 넘치는 은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넘치도록 하나님을 위해 수고하지 않았다면, 그는 넘치는 은혜를 무시해 온 사람입니다.
여러분! 이제 우리는 하나님 앞에 새롭게 맹세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놀라운 은혜를 베푸신 것은 우리를 사명의 자리로 부르시고 싶으셨기 때문입니다. 은혜 받은 자의 거룩한 의무를 충성되게 감당하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묵상 ]
여러분이 받은 은혜를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이 적습니까?
은혜 받은 자의 당연한 의무는 하나님을 섬기는 것입니다. 은혜는 우리의 공허한 마음을 달래라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능력으로 넘치도록 헌신하라고 주어지는 것입니다. 지금 뒤로 미끄러지려고 하는 마음이 있습니까? 뉘우치고 다잡아 은혜 받은 자의 거룩한 의무를 다 하는 여러분이 되십시오.,

[ 거룩한 삶을 위한 능력, 100일 교리 묵상: 은혜와 사명 - 부흥과개혁사 ]

...... 그대는 하나님께서 분발시키사 길과 산울가와 거리와 골목으로 나가서 불쌍한 죄인들을 불러오게 하실 자이라...... 오 형제여! 귀하신 주님의 교회를 불쌍히 여기시오. 그것은 그분께서 자신의 보혈로 값주고 사신 것이니 그들 중 어느 하나도 목자 없는 양이 되게 하지 마시오. 그보다 더 나쁜 것은 눈먼 지도자가 눈먼 자들을 인도하여 지식의 부족으로 말미암아 그들을 멸망하게 만드는 것이라오.